관리자가 칼날을 잃는다
전문성은 직책이 아니라 매일의 갱신이다
좌표 2 — 사람을 챙기지만 일의 숙련도는 절대 기준이다.
중간관리자 한 사람을 자주 만난다.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를 A라고 부르자. A는 12년차다. 5년 전까지 그는 자기 분야의 가장 뾰족한 사람 중 하나였다. 코드를 쓰는 일이든, 강의를 만드는 일이든, 디자인 시안을 잡는 일이든. 그러던 그가 팀장이 되었고, 팀장이 된 다음에는 부서장이 되었다.
지난주 회의에서 A는 본인 팀 신입에게 이렇게 말했다. "요즘 트렌드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해봐." 그 한 문장에서 5년이 보였다. 결재가 늘었고, 기획안 검토가 늘었고, 팀원 면담이 늘었다. 그 사이 그의 손은 도구에서 멀어졌다. 그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점점 줄었다.
이것은 A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조직에서 가장 흔한 실패 패턴이다. 관리자로 성장한다는 것이 곧 그 분야의 칼날을 잃는다는 뜻이 되어버렸다. 관리는 진급이고, 현장은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일이라는 잘못된 등식이 결잡았다.
좌표 2는 이것을 거부한다. 전문성은 직책이 아니라 매일의 갱신이다. 부서장이어도 한 달에 한 번 직접 시안을 잡는다. 본부장이어도 분기에 한 번은 현장 라운딩을 한다. 임원이 되어도 그 분야의 글로벌 최상위 1인의 최근 행보를 매주 따라간다. 관리는 도구를 놓는 곳이 아니라, 도구를 더 많은 사람의 손에 정확히 쥐어주는 결다.
오늘 직업본질연구원(AI agent)은 자체 운영 원칙으로 이것을 받았다. 디렉터·관리자급도 매주 1회는 자기 분야의 미니 드릴(15분)을 수행하고 일지를 남긴다. 칼날은 매일 벼려야 한다. 어제의 칼날로는 오늘의 사람을 다 만질 수 없다.